짜증나는 인간들에 대처하는 법
thinking 2013. 9. 19. 14:15 |
어쩜 이렇게 엉망진창인 인간이 있을까?
“나는 오늘도 만나게 될 것이다. 술에 빠져 살고, 정욕으로 가득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탐욕스럽고, 야망의 노예가 된 수많은 사람들을.”-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경숙 옮김, [화에 대하여], 사이, 2013, 101쪽.

내 가슴 속에 쌓여가던 분노는 어느 순간 걷잡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어쩜 이렇게 엉망진창인 인간들이 있을까?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휘두르고 싶다. <출처: gettyimages>
철학자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 B. C. 4~ A. D.65)의 말이다. 복잡한 출근길, 어깨를 부딪치거나 발을 밟히는 경우는 흔하게 벌어진다. 그런데도 사과 한마디 없으니, 아침부터 짜증이 북받친다. 일과 중에도 ‘감정노동’은 쉼 없이 계속된다. 배려란 눈곱만큼도 없는 이들은 왜 이리 많은가. 하루 종일 이기적인 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파김치가 되어버린다. 그뿐 아니다. 나를 무시하는 싸늘한 표정, 냉담한 얼굴은 나에게 절망을 안긴다. 세상살이란 매일매일 상처 입는 일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 내 가슴 속에 쌓여가던 분노는 어느 순간 걷잡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어쩜 이렇게 엉망진창인 인간들이 있을까?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휘두르고 싶다. 그러나 일단 숨을 골라보자. 마음속에 분노가, 복수하고픈 욕구가 꿈틀거린다면 일단 세네카의 충고부터 들을 일이다. 복수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화는 ‘일시적 광기’이다.
세네카의 충고는 간단명료하다.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다고? 그래도 일단 참아라. 그리고 기다려라. 화를 꼭 지금 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세네카는 소크라테스의 경우를 들려준다. 잘못을 한 노예에게 소크라테스는 벌을 주지 않았다.
“나는 지금 자네를 벌주지 않겠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무척 화가 났거든.”
미뤄놓은 벌은 나중에라도 줄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내지른 처벌은 돌이킬 수 없다. 화는 ‘일시적인 광기’이다. 분노에 휩싸인 마음은 필요 이상으로 앞서간다. 상대를 파괴할 수만 있다면 내가 망가져도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든다.

화는 ‘일시적인 광기’이다. 분노에 휩싸인 마음은 필요 이상으로 앞서간다. <출처: gettyimages>
일단 내지른 화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터뜨린 화에 ‘아차’ 하는 후회가 들어도,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고 얼굴을 붉힌다. ‘공연히 화를 내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두려워서다. “격분할 구실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 화는 이 얼마나 능수능란한가!” 화난 마음은 이제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구실을 찾아 나선다.
이러는 나의 모습을 사람들은 ‘정당하고 의롭다’라고 평가할까? 그렇지 않다. ‘감정 컨트롤도 못하는 덜 떨어진 인간’이라며 속으로 혀를 찰 테다. 그러니 화가 밀려들 때면 숨을 크게 내쉬며 마음을 다잡을 일이다. 화란 내리막을 굴러가는 돌과 같아서, 한번 터져 나오면 좀처럼 멈추기 어렵다.
나부터 바라보라
일단 감정의 고삐를 다잡는 데 성공했다면,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왜 이리 화가 났을까? 세네카는 병에 걸린 사람을 예로 든다. 감기에 걸린 사람은 찬바람만 스쳐도 몸서리친다. 건강한 사람은 어지간한 추위쯤에는 끄떡도 안한다. 우리 마음도 그렇다. 정의롭고 강인한 사람은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상대가 작정하고 약 올리며 흥분시키려 애써도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상대에게 복수하려 달려들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왜 화가 날까? 몸이 피곤해서 신경이 날카롭기 때문은 아닐까? <출처: gettyimages>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병들게 되면 그 무엇도 참을 수 없게 느껴진다. 그것은 그가 느끼는 고통이 커서가 아니고 그가 어떤 것도 견뎌내지 못할 만큼 약하기 때문이다. 의자를 바닥에 끄는 끽끽 소리가 거슬려 화를 내는 사람이 공적인 삶에서 오는 갈등을 어떻게 견디며, 민회(民會)나 원로원에서 자신을 향해 빗발치는 험한 말들을 어찌 견뎌낼 수 있는가? (중략) 마음을 강하게 단련시키면 아주 심각한 타격이 아닌 웬만한 것은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경숙 옮김, [화에 대하여], 사이, 2013, 126쪽
그러니 상대에게 복수하려 달려들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왜 화가 날까? 몸이 피곤해서 신경이 날카롭기 때문은 아닐까?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엉뚱한 사람에게 화를 터뜨리고 있지는 않을까? 화가 치밀면 내 속을 긁는 상대를 바라보지 말고, 내가 어떤 상태인지부터 점검하라. 몇 초만 더 참으며 생각을 다잡으면 돌이키기 힘든 ‘돌발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화의 포로가 된 사람은 자유인이라 할 수도 없다
나아가 세네카는 힘주어 강조한다. “화의 포로가 되는 사람은 자유인이라 할 수도 없다.” 짐승은 감정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인간은 감정을 다스리며 사리를 따질 줄 안다. 북받치는 감정대로 휘둘린다면 짐승과 뭐 다를 게 있겠는가.
화에 휩쓸려 한 행동은 꼭 뒤끝을 남긴다. 잘못을 잘못으로 갚는 것만큼 바보짓도 없다. 상대에게 해를 입힌다 해서 나에게 이로울 것은 없다. 후련한 마음은 잠시뿐, 마음은 더 심하게 망가진다. 분노를 자주 터뜨릴수록 영혼은 점점 황폐해지지 않던가. 마음은 훈련하기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은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물론, 이들도 잘못과 피해에 대해서는 마땅히 꾸짖고 항의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그렇게 할 뿐이다. 환자가 아파서 짜증을 낸다고 해보자. 의사가 그에게 화를 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따뜻하게 환자를 다독이며 병을 치료해주어야 한다.

분노를 자주 터뜨릴수록 영혼은 점점 황폐해지지 않던가. 마음은 훈련하기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출처: gettyimages>
나에게 분노를 일으킨 자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영혼이 아프고 병든 사람이다. 그러니 화를 낼 이유가 없다. 세네카는 다시 한번 간곡하게 충고한다.
“화가 나지 않으면 용감해지지 못하고, 욕망에 사로잡혀야만 활기차게 움직이며, 두려움이 없이는 잠잠해질 줄 모른다면, 마음은 진정한 안정을 찾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리고 이리저리 나뒹굴 수밖에 없다. (중략) 미덕이 악덕의 도움에 의지한다면 부끄러운 일 아니겠는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김경숙 옮김, [화에 대하여], 사이, 2013, 49쪽
북받치는 감정에 휘둘릴수록 내 영혼은 더욱 약해지고 불안해질 뿐이다.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감정을 다독이며 무엇이 정의롭고 올바른 대처인지를 생각할 때, 나의 영혼은 어느덧 흔들리지 않는 큰 나무처럼 굳건해 질 것이다.
그저, 조금 뒤로 물러나 껄껄 웃어라!
세네카의 충고에도 여전히 화가 수그러들지 않을 수도 있다. 나에게 모욕을 준 사람이 여전히 뉘우치지 않은 채, 고개 뻣뻣이 들고 있으면 어쩔 것인가? 왜 나만 억울하게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가?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를 정도의 인간이라면, 이 사실 자체가 그에게는 이미 처벌이다. 덜 떨어진 인간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재앙 아니겠는가. 세네카는 우주의 운명을 항상 생각하는 스토아 철학자답게 한 발 더 나아간다.

“그저, 조금 뒤로 물러나 껄껄 웃어라!”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다. 세상에 뭐 그리 심각할 게 있겠는가! <출처: gettyimages>
좀 더 크게 생각해보라. 어차피 저 인간은 결국 죽을 운명이다. 그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무엇인가?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 것 아니겠는가? 자연은 그대가 원하는 바대로 해준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나 역시 죽을 운명이지 않느냐고? 그러니 이게 무슨 ‘처벌’일 수 있냐고 따지고 싶을 수 있겠다. 그래서 세네카는 우리를 다독인다. “그저, 조금 뒤로 물러나 껄껄 웃어라!”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다. 세상에 뭐 그리 심각할 게 있겠는가! 화를 내며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나 짧다. ‘쿨’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받아들여라.
세네카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부당한 대접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를 견뎌냈느냐이다.” 주변 상황은 내가 어쩔 도리가 없다. 반면, 상황에 맞서 어떻게 할지는 오롯이 나에게 달렸다. 치솟는 분노에 맞서 내 영혼을 평온하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분노 대처법’ 아니겠는가.
출처: 네이버 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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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쩐다...
나도 화 자제하고 싶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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